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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3 두 개의 여성만화, 대담과 잡상 « 이전글 | 다음글 »
 
요시나가 후미 만화의 상호주의 혹은 적당주의에 대해서
| 2004년 09월 14일에 깜악귀 쓴 글
 
 

후미만화의 캐릭터들이 비슷비슷하게 반복등장한다는 지적에 대하여 - 후미 만화에 등장하는 후미 월드에서는, 어떤 캐릭터 A, 어떤 캐릭터 B, C, D, E, F가 살고 있고, 서로 간의 관계가 있는데. 후미의 각각의 만화는 이 관계들을 다른 의지와 관점으로 포커싱한 결과물이라는 거죠. 요컨데 쾌락적 시선이 첨가되 작품 안에서는 야오이의 소품처럼 나오는 이야기도, 약간 변용되면 딸과 어머니 간의 애증관계에 초점을 맞춘 깊이 있는 휴머니티 물이 된다는 말. 하지만 결국 궁극적으로 다른 건 아니죠.

후미는 자기 작품 간의 포커싱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구분하긴 하지만 그다지 작품 간에 억지로 변별할 생각까지는 않지 않았죠. 대중만화는 그냥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어도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하지만 똑같이 반복하는 것은 불성실. 그래서 이런 방식은 작가의 균형감각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사실 후미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러한 균형감각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쾌락과 진지함, 대중취향물과 진지한 사회물, 여성과 남성,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그리고 그것은 어떤 보편성으로 달려가는 절충성이라는 점에서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는 거죠. 하지만 보편성이 총체성으로 이어지느내 부분에 있어서는 약간의 보류가 있는데, 총체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골수적인 부분을 한 번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리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서 후미만화에는 약간의 적당주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방적인 피해자나 일방적인 가해자는 나오지 않는 거죠. 이것은 상호주의라는 말로 다시 표현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은 세계의 질서에 대한 신뢰를 가져다줍니다. 그래서 후미의 만화는 아무 것도 파괴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써서는 곤란한 이유가, 후미 만화는 인간, 혹은 여성의 삶에 대한 솜씨 있는 포착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그다지 페미니즘스럽지 않다는 거죠. 가해와 피해를 명확히 구분하려는 의지 없이 남성과 여성 간에 상호성을 추구하는 것이 페미니즘이 아니듯이 말입니다. 페미니즘이 남녀평등주의나 남녀상호주의가 아닌 여성주의인데는 분명히 뚜렷한 이유가 있는 거죠. 좌우지간 후미는 삶의 고통에 대해 외면하진 않지만, 그것을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이러이러한 사람이 있는데.."라는 차원 이상으로 파고들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성실한 적당주의자!"라고 외치고 싶기도 합니다.

좌우지간 후미의 드라마 - 가 실제로 여성들의 미감이랄까 삶의 감각을 어떤 성실한 형태로 살려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페미니스트 중 만화를 보는 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가 이런 부분이겠지요. 그러나 이것은 역으로, 이들이 만화에 기대하는 것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일 터입니다. 만약 많은 것을 기대한다면, 후미의 만화는 단번에 비판받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아슬아슬한 영역에, 그의 만화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데올로그로서의 후미- 는 전혀 집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장인으로서의 후미의 위력은 대단하죠. 이것의 위력과 한계는.. 아마 꼼꼼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적당주의가 얻어내는 보편성. 그리고 이것을 성실하게 추구함. 그리고 절충이란, 대충 추구되지 않을 즈음에,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는가에 대해서요. (문제는 일반인에게 절충이란, 그저 적당적당한 자기 정당화를 의미할 뿐이라는 겁니다. 후미는 적어도 정당화의 함정에 빠지지는 않는데, 그런 것이 그의 작품을 결정적으로 쓸모있는 것으로 만들기도 하는 듯 합니다)

* 프로젝트 내부 토론 중의 일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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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나가 후미는 동인작가로부터 시작했다. 슬램덩크의 동인지로부터 시작했다고. '적당함'에서 멈추는 것은 동인지 출신 작가들의 공통지점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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